제주도는 매해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6월이면 이미 본격적인 피서지 분위기를 풍긴다.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 오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조금 더 한적하게 자연을 즐기고 싶어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여행지의 동선이나 숙소, 이동 거리 등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여행은 서귀포 숙소를 중심으로 2박 3일의 여정을 그렸다.
제주도 1일 차 : 공항에서 숲길을 거쳐 서귀포까지
오전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은 서귀포에 위치한 숙소로 향하는 길에 있는 ‘사려니 숲길’에서부터였다.
📍사려니 숲길 – 도심 속 무게를 내려놓는 삼나무 숲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산2 (비자림로 붉은오름 입구 인근)
입장료: 무료
운영시간: 상시 개방 (야간 산행 비추천)
주차장: 붉은오름 입구에 대형 무료 주차장 있음
코스 정보:
– 왕복 약 10km / 편도 5km, 도보 기준 2~3시간 소요
– 붉은오름 입구 ~ 사려니숲길 종점(교래삼거리)
– 코스 내 삼나무, 편백나무 숲, 휴게쉼터, 전망대 등 마련
특징:
– 제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힐링 산책로 중 하나
– 해발 고도가 높아 여름철에도 서늘하고 시원한 숲속 공기
– 차량 접근이 불가능한 깊은 숲이라 조용하고 쾌적
추천 이유:
– 아이와 함께 걷기 좋은 평탄한 숲길
– 삼나무 숲의 피톤치드와 향긋한 숲 냄새가 인상적
– 붉은오름 입구를 시작점으로 하면 주요 포인트를 놓치지 않음
사려니 숲길은 제주 비자림로 인근에 위치한 울창한 숲길로,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 특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도심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삼나무 숲을 따라 걷다 보면, 더위는 물론 일상의 피로까지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붉은오름 입구’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차장과 휴식 공간이 잘 갖춰져 있고, 삼나무가 가장 빽빽하게 우거진 구간이기 때문이다. 전체 코스는 제법 길기 때문에 왕복이 아닌 일부만 둘러보는 것도 좋다.

사려니 숲길에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난 후, 우리는 서귀포에 위치한 호텔(더그랜드섬오름)로 향했다. 숙소는 서귀포 신시가지, 범섬 뷰가 바로 보이는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 더그랜드섬오름호텔 (The Grand Sumorum Hotel)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칠십리로 118
대표전화: 064-801-5000
체크인/체크아웃: 체크인 15:00 / 체크아웃 11:00
특징:
– 서귀포 바닷가에 위치한 바다 뷰 호텔
– 실내 온수풀, 야외 수영장 모두 보유 (아이동반 가족에게 적합)
– 일부 객실에서 범섬이 보이는 오션뷰 제공
– 올레길 7코스 해안 산책로 도보 접근 가능
주차 및 시설: 무료 주차 가능,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 부대시설 운영
추천 이유:
– 서귀포 신시가지와 가까워 이동 편의성 뛰어남
– 바다 전망과 수영장이 모두 있는 가족 여행 숙소로 만족도 높음
– 조용하고 쾌적한 주변 환경 (도심보다 한적한 느낌)



호텔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수영장이 있는가였다. 야외 수영장과 실내 온수풀이 모두 갖춰져 있어, 제주 날씨가 갑작스레 변하더라도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제주도 2일 차 : 수국으로 물든 오후, 천지연 폭포에서 시원한 바람을
이른 아침, 서귀포의 날씨는 밤새 내린 비로 쌀쌀했다. 전날 둘러본 올레길 7코스를 다시 걷고 싶었지만, 젖은 길과 흐린 하늘 탓에 아쉽게도 아침 산책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다행히 오후부터 날씨가 맑게 개며 계획했던 장소들을 방문할 수 있었다.
📍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 아이와 함께 즐기는 수국축제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
운영시간: 매일 09:00 ~ 18:00 (입장 마감 17:00)
입장료:
– 성인 13,000원 / 청소년 11,000원 / 어린이 무료 (이벤트)
– 할인 쿠폰 사이트나 네이버 예약 이용 시 약간 저렴함
주요 볼거리:
– 사계절 꽃 전시 (특히 봄 수국축제, 가을 국화 등 계절꽃으로 유명)
– 감귤 체험, 흑돼지쇼, 동물 먹이주기 체험
– 다양한 테마정원, 하우스 수국 전시관
추천 이유:
– 아이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체험 중심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음
– 4월~6월 사이 수국을 가장 예쁘게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
6월의 제주는 수국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시기다. 특히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휴애리’는 수국 명소로 유명하다. 하우스 내부에서 수국을 미리 피워둬 아직 이른 5월에도 화려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 먹이주기 체험과 전통놀이 공간도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적합한 여행지다. 다만 방문 당시는 야외 수국이 아직 많이 피지 않아 조금 아쉬웠고, 그늘이 부족해 한낮에는 덥게 느껴질 수 있었다.
📍 천지연 폭포 – 누구나 쉽게 걷는 자연 속 산책길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천지동 666-7
운영시간:
– 하절기 (3월~10월): 09:00 ~ 20:00 (입장 마감 19:20)
– 동절기 (11월~2월): 09:00 ~ 19:00 (입장 마감 18:20)
입장료:
– 성인 2,000원 / 청소년 및 어린이 1,000원 / 제주도민 할인 있음
특징:
– 서귀포 중심에 위치한 접근성 좋은 폭포
– 길이 완만하고 유모차, 어린이 동반에도 부담 없는 코스
– 밤에 조명 점등되며 야간관람도 가능 (자연 채광 중심)
추천 이유:
– 짧은 산책 코스와 함께 폭포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표 힐링 코스
– 근처에 새연교, 매일올레시장 등 함께 방문하기 좋은 스팟 밀집
휴애리에서 서귀포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위치한 천지연 폭포는 꼭 들러볼 만한 코스다.


이곳은 유모차를 끌고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아 아이가 있는 가족이나 연로한 부모님과 동행해도 부담이 없다.
시원한 폭포수 소리와 함께 걷는 숲길은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더운 날씨에 조금 지쳤던 아이들도 시원한 바람에 활력을 되찾는 듯했다.

하루의 일정이 끝난 저녁. 우리는 서귀포 시내에서 가볍게 산책도 하고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섰다.
비 온 뒤 개인 하늘은 유독 선명했고, 바다도 잔잔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제주에서 몇 안 되는 야경 명소, ‘새연교’였다.
📍 서귀포 밤 산책 – 새연교에서 즐기는 조용한 야경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294-37
운영시간: 연중무휴, 야간에도 개방 (조명 점등 시간 있음)
입장료: 무료
특징:
– 새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보행 전용 다리
– 해 질 무렵~야경 시간대에 조명이 아름답게 켜짐
–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 멀리 보이는 서귀포항과 범섬의 실루엣이 인상적
추천 이유:
– 제주도에서 드물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 장소
– 폭포, 전통시장, 호텔 등이 도보 거리에 있어 저녁 시간 활용에 제격
새연교는 서귀포 구시가지에 위치한 새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다리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다리’라는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낯선 여행객들도 조용한 감정선을 공유하게 된다.
야경 명소라고 하면 흔히 높은 빌딩의 조명이나 번화한 도시를 떠올리지만, 제주에서는 조용한 바다와 은은한 조명이 전하는 감성이 특별하다.

해 질 무렵부터 다리 위를 걷기 시작하면, 바다 건너 어둠이 내려앉는 풍경과 멀리 보이는 선박 불빛들이 서서히 분위기를 만든다.
아이들도 무섭지 않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길이 넓고 안전하게 조성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부담이 없다. 천지연 폭포와도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은 코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조용한 서귀포 바닷가에는 늦은 시간까지 산책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성수기가 아니기에 가능한 여유였다.
제주도 3일 차 – 체크아웃 전 마지막 여유
여행의 마지막 날, 날씨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좋았다. 파란 하늘에 햇살까지 완벽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스케줄을 따로 잡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호텔에서 즐기지 못했던 부대시설을 마음껏 누리기로 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시간
숙소에는 실내 온수풀과 야외 수영장이 함께 있었는데, 날씨 변화에 상관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시간이었다.

6월의 제주는 이미 충분히 따뜻한 날씨라 낮에는 야외 수영도 무리가 없지만, 여전히 바닷바람이 센 날엔 따뜻한 온수풀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
조식 후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짐을 정리했다.
제주공항으로 이동 –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비행기 시간은 오후였지만, 공항 근처에 따로 들를 만한 곳은 잡지 않았다.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마지막 날은 이동과 준비에만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여유롭다.
제주도의 ‘삼다’라 불리는 돌, 바람, 여자의 의미를 실감할 만큼 바람 많던 여행이었지만, 그래서 더 제주다웠던 시간이기도 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기에 한 장면 한 장면이 더 또렷이 남는다.
숲과 바다, 폭포와 수국, 그리고 조용한 밤 산책까지.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이번 가족여행은 제주라는 섬의 매력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