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행지’로서의 제주는 조금씩 잊히게 된다.
바다도, 산도, 바람도 일상 속의 배경처럼 익숙해져 갈 무렵, 우연히 다시 찾은 중문에서 아이와 함께 색다른 시간을 보냈다.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래도록 가지 않았던 곳, 박물관은살아있다 제주다.
아이보다 더 웃게 되는 공간


트릭아트 박물관이라고 하면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처음 제주여행을 왔을 때, 유모차를 끌며 지나쳤던 그곳이 바로 이 박물관이었다. 그땐 전시를 보는 것도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이번엔 달랐다. 아이가 걷고, 뛰고, 스스로 포즈를 잡을 수 있을 만큼 자란 덕분에 오히려 우리보다 더 이 공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관람 동선은 잘 정리되어 있었고, 사진 촬영을 유도하는 포인트들도 많았다. 어떤 공간은 바닥에 누워야 하고, 어떤 공간은 프레임을 삐딱하게 맞춰야 제맛이었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아이와 깔깔대며 웃었고, 서로의 사진을 보여주며 신나게 놀았다.
중문 실내 관광지로 충분한 가치

박물관은살아있다는 단순한 미술 전시장이 아니라, 온몸으로 즐기는 체험형 공간이다. 트릭아트뿐 아니라 런닝맨 체험관, 거울미로, 미니 카트장 등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예상보다 훨씬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실내 시설이라 비나 바람 걱정 없이 하루를 보내기 좋고, 한여름 더위 속 피서지로도 손색없다. 특히 중문 관광단지 근처에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실내 코스를 찾는다면, 이곳은 확실히 유용한 선택이다.
관람 정보 및 할인 팁

- 위치: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42
- 운영시간: 매일 10:00 ~ 19:00 (입장 마감 18:00)
- 문의: 064-805-0888
- 주차: 넓은 전용 주차장 보유
- 요금: 현장 구매보다는 온라인 사전 예약이 훨씬 저렴하다.
제주 도민은 현장에서도 할인 가능하니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요금이 다소 높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이가 하루 종일 기억할 만한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투자였다.
그리고, 잠깐의 아쉬움


나오는 길에 마주한 야외 카트장은 날씨 때문에 운영을 하지 않았다. 햇살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신나게 한 바퀴 돌고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그래도 실내에서 충분히 놀았으니 오늘 하루는 이걸로 만족이다.
중문 관광지답게 시설도 깔끔하고 동선도 안정적이다.
실내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혹은 갑작스러운 날씨 때문에 외부 일정이 어렵다면, 박물관은살아있다 제주는 제법 든든한 대안이 되어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은 언제나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번 중문 나들이도, 그렇게 또 하나의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